李 대통령 ‘거부권 행사’…반발 거세다
||2026.02.03
||2026.02.03
이재명 대통령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 거부권 행사 여부를 둘러싸고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집시법 개정안을 두고 시민단체들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개정안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현 정부의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 등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집회는 민초들의 목소리를 권력에 전달하기 위한 기본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라며 “친위쿠데타 이후 들어선 이재명 정부 시기 국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를 금지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수반인 이재명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라며 “입법부가 잘못된 결정을 할 경우 행정부가 이를 견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개정된 집시법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더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에는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대사관 앞 집회를 허용하던 기존 조항이 삭제됐다는 점이 포함됐다. 이들은 해당 조치가 국제적 연대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국주의·군사주의 전략으로 전 세계 민중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국제 연대가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국제 연대를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집시법 개정안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 100m 이내를 집회·시위 금지 장소에 추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비롯해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등 주요 공관 반경 100m 이내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집회로 확산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재의요구권 행사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 사례와도 맞물린다. 바로 전임 정부인 윤석열 정부는 이승만 정부 다음으로 거부권을 가장 많이 사용한 정부로 기록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총 25차례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잦은 사용으로 임기 내내 오남용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러한 전례로 인해 현 정부가 같은 권한을 행사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상 대통령의 거부권은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이의가 있을 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을 1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하지만, 이의가 있을 때 이의서를 첨부해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법률안 일부만 수정해 재의를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재의요구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법제처 상신과 국무총리 및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를 거친 뒤 대통령 재가로 절차가 완료된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될 경우 법률로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재의요구안을 본회의에 상정해야 하는 시한 규정은 없어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사례도 존재한다. 집시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