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또 ‘항소 포기’…난리 났다
||2026.02.04
||2026.02.04
이재명 대통령이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임명 처분을 취소한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법원의 위법 판단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며 사법 판단 존중 기조를 재확인했지만, 최근 이어진 항소 포기 사례들과 맞물려 논란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여야 간 공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임명 처분 취소 사건 1심 재판부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했다”라며 “법원의 판결 취지를 존중해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S 이사 임명 무효를 둘러싼 행정소송은 1심 판결로 확정되게 됐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지난달 22일 KBS 이사 5명이 방송통신위원회와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신임 이사 임명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KBS 이사 7명을 임명한 처분을 취소한다”라고 판단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가한 이사 임명 절차 전반에 대해 위법성을 인정한 결정이다.
문제가 된 인사는 2024년 7월 31일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만 참여한 ‘2인 체제’ 전체회의에서 이뤄졌다. 방통위는 이 회의에서 KBS 이사 11명 중 여당 몫에 해당하는 7명을 새로 추천했고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추천안을 곧바로 재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방통위의 이 같은 의결 절차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에서 정한 위원 정원 5인 중 3인이 결원인 상태에서 이사 추천 의결을 한 것은 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위법한 절차”라고 밝혔다. 방통위의 의결 자체가 무효인 만큼 이를 전제로 한 대통령의 임명 처분 역시 취소 대상이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항소를 포기했다.
이 대통령의 항소 포기 결정은 과거 항소 포기 논란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면서 정치권과 검찰 내부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대장동 사건 1심에서 김만배 씨에게 징역 8년과 추징금 428억 원이 선고됐고,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도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에서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되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을 추가로 다투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결정의 책임을 지고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항소 포기’ 판단을 둘러싼 논란은 더 증폭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당시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해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 대통령의 항소 포기 역시 법원 판단 존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공영방송 인사와 맞물린 정치적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