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싹 지우는 李 대통령…‘긴급 지시’
||2026.02.04
||2026.02.04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제도를 둘러싼 핵심 규정 손질을 지시하며 윤석열 정부 시절 도입된 부동산 세제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다주택자 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해 조정 가능하도록 한 조항 자체를 삭제하라는 주문으로, 제도의 뿌리부터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회 국무회의에서 “어차피 제도 전체 설계를 바꿀 것 아니냐”라며 “앞으로 다주택자 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한 조항을 없애는 방안까지 감안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법률이 아닌 시행령을 통해 다주택자 범위를 조정해 온 기존 구조가 조세 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의 출발점 자체가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짚었다. 구 부총리는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9일은 지난 정부가 시작한 날”이라며 “5월 30일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이를 소급 적용해 다주택자에게 사실상 혜택을 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 조정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감세 효과를 제공했다는 인식이 공식 회의 석상에서 제기된 셈이다.
구 부총리는 이어 “조세는 법률로 정해야 하는데, 다주택자 기준이 시행령에 규정돼 있어 이를 조정함으로써 간접적인 감세가 가능했던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은 법률에 명시돼 있지만, 정작 누가 다주택자인지를 정하는 기준이 시행령에 맡겨져 있었던 점이 제도적 허점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제도 구조뿐 아니라 현장 혼선에 대한 보완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매매 계약 체결 이후 잔금 지급까지의 기간이 지나치게 짧을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현실적인 보완은 시행령으로 할 수밖에 없겠다”라고 밝혔다. 제도의 틀은 법률로 정비하되, 실무적 조정은 시행령을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토지거래허가제 사례를 언급하며 “허가 이후 4개월로 돼 있는 현행 기준을 시장의 목소리를 들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실적 필요를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결정하면 된다”라며 세부 조정에 대한 재량을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정책을 둘러싼 최근 보도 태도에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이 얘기해 봐야 매물 안 나오고 매물만 잠길 것이라거나 또 연장해야 한다는 해괴한 이야기들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국무회의 이전부터 이미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책 발표 효과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실제 시장 지표를 근거로 변화 조짐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서울 전체 매물은 줄었지만 강남 3구와 용산에서는 평균 대비 11.74% 매물이 늘었다”며 “송파는 15%, 용산은 4.1%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매물이 늘어난 점을 중요한 신호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두 자릿수로 매물이 늘었다”며 “국무회의를 기점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주택자 세제 개편 신호가 시장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도 개편이 본격화될수록 매물 증가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지시는 다주택자 세제의 기술적 조정 차원을 넘어 윤석열 정부에서 만들어진 부동산 정책의 핵심 구조를 걷어내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시행령에 의존해 정책 방향을 바꾸는 관행을 차단하고 세제의 기준과 원칙을 법률로 명확히 하겠다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