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결국 무릎 꿇었다…’공개 사과’
||2026.02.27
||2026.02.27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직접 사과했다. 그동안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 적은 있었지만, 김 의장이 육성으로 “사과한다”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회 출석 요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의장이 실적을 발표하는 중대한 자리에서 육성으로 사과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이를 밝혔다는 사실을 두고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김 의장은 26일(현지 시각) 열린 쿠팡Inc의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라며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쿠팡이 일궈온 모든 것은 오직 단 하나의 목표, ‘고객들에게 와우(Wow·놀라운)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동력으로 삼아왔다”라며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며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 같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쿠팡에서 고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심각한 일이 없다”라며 “반드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출 피해자의 대부분이 국내 소비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사과한 점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의 이번 사과는 하향 곡선을 그리는 쿠팡의 실적 지표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2조 8,1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그러나 직전 3분기 매출 12조 8,455억 원보다는 감소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5% 줄었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원화 기준 분기 매출이 하락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5억 원(8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4,353억 원 대비 97%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0.09%에 그쳤다. 당기순손실은 37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연간 매출은 49조 1,197억 원으로 50조 원을 넘지 못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6,7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38%로 낮아졌다.
한편, 쿠팡 사태는 한미 통상 이슈로 번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태미 오버비 DGA그룹 파트너는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에는 쿠팡이 필요하고 쿠팡에는 한국이 필요하다”라며 양측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버비 파트너는 자신이 컨설팅하는 기업 중 한 곳이 쿠팡이라고 밝히면서도 “김 의장이 (한국) 국회 출석 요구를 무시한 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태원 SK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논란이 생겼을 때 출석해 사과한 것처럼 김 의장도 국회에 가서 사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한 기업에 대해 이렇게 빠르고 전면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주장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한 오버비는 “지금 미국 의회와 행정부, 언론, 미국 국민들은 이제 쿠팡을 알게 됐다”라면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 것 같다’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장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육성 사과가 나왔지만, 이에 대한 진정성 논란과 쿠팡을 둘러싼 한미 관계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