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행정수장, 결국 물러난다…안타까운 소식
||2026.02.28
||2026.02.28
27일 재판소원제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가운데 사법부 행정을 총괄하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전국 법원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는 사법행정의 수장이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사법부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사법개편을 둘러싼 충돌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처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할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송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지난달 13일 천대엽 전 처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의 지휘 아래 전국 법원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로, 현직 대법관 중에서 임명된다. 재임 중에는 재판을 맡지 않는다.
박 처장은 최근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그는 25일 전국법원장회의 토론에 앞서 “현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 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뿐 아니라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법률안을 숙의하는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그는 “헌법상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권한이 분장 돼 있다”라며 “4심제로 가는 길이고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당시 박 처장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에 헌재에서 재판소원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결국 헌법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서는 “필연적으로 하급심에 있는 우수 판사들이 다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와야 한다”라며 “하급심 약화가 매우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법부 내부에서는 재판소원 도입이 사실상의 4심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법적 안정성 훼손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반면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이 헌법 해석에 한정되는 절차라며 대법원 권한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헌재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이후 법원조직법 개정안 상정도 예고했다. 사법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법행정 수장의 사의 표명이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