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뻘 유부남 배우와 불륜…전 국민 뒷목 잡게 한 여배우
||2026.03.23
||2026.03.23
2020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수많은 명장면과 유행어를 남겼다. 하지만 이 작품이 남긴 가장 큰 수확을 꼽으라면 단연 배우 한소희의 발견일 것이다. 대선배 김희애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를 외치던 무명의 신예는, 이제 명실상부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부부의 세계’ 연출을 맡았던 모완일 감독은 여다경 역에 한소희를 캐스팅한 이유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꼽았다. 극 중 여다경은 단순히 젊은 내연녀를 넘어, 완벽했던 지선우(김희애 분)의 세계를 단숨에 무너뜨릴 만큼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져야 했다.
모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1부 엔딩에서 다경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시청자들이 ‘큰일 났다’며 가슴이 덜컹 내려앉길 바랐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한소희는 첫 등장부터 화려한 비주얼과 당당한 태도로 안방극장에 강렬한 ‘충격’을 선사하며 캐스팅의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한소희가 연기한 여다경은 지역 유지의 외동딸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아버지뻘인 유부남 이태오(박해준 분)와 사랑에 빠져 온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특히 임신 사실을 숨긴 채 지선우의 진료실을 찾아가 도발하거나, 상견례 자리에서 불륜이 폭로되자 지선우의 뒷통수를 때리는 장면 등은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만든 결정적 순간들이었다.
당시의 뜨거웠던 반응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었다. 한소희는 종영 후 인터뷰에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조차 ‘너 되게 악질이다’, ‘그렇게 살지 마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고백했다.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되자 인도네시아 등 해외 팬들이 한소희의 개인 SNS에 찾아가 “남편을 뺏지 말라”며 악플 테러를 가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현실적이었다.
단순히 ‘악역’에 그쳤다면 지금의 한소희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여다경을 “앞뒤 재지 않고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에 올인하는 순수한 인물”로 해석하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불륜 이후 재혼에 성공해 완벽한 가정을 꿈꿨지만, 결국 남편에 대한 불신과 불안에 시달리며 무너져 내리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연민까지 불러일으켰다. 김희애는 한소희에 대해 “대사만 외우는 게 아니라 여다경이 입혀져서 나왔다. 이미 완성이 된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의 세계’ 종영 이후 한소희는 광고계의 블루칩을 넘어 ‘알고 있지만,’, ‘마이 네임’, ‘경성크리처’ 등 매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하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과거 쇼핑몰 모델 시절의 타투나 흡연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도 “그때의 모습도 나, 지금의 모습도 나”라며 당당하게 정면 돌파하는 모습은 MZ세대의 워너비로 자리매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분노를 유발하던 ‘희대의 불륜녀’에서 이제는 이름 석 자만으로 기대감을 주는 배우가 된 한소희. 그녀가 깨뜨리고 나아갈 다음 세계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