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군사력 “군인 6명 사망했지만” 한국도 다음 차례라는 이 무기 정체
||2026.04.13
||2026.04.13
3월 1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슈아이바(Shuaiba) 항만의 미 전술작전센터는, 이란이 쏜 샤헤드‑136 계열 자폭 드론 한 기가 방공망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에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됐다. CNN·AP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미군 6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는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에서 나온 첫 미군 전사자였다. 미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작은 스쿼터(squirter; 틈새로 빠져나온 소수 침투체)”에게 방어망이 뚫렸다며, 현장에 제대로 된 대드론 체계가 없었던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세계 1위 군사력이라는 미국도, 작은 자폭 드론 하나에 허를 찔린 것이다.
동명부대(레바논), 한빛부대(남수단), 청해부대(소말리아 해역), 아크부대(UAE) 등 우리 군 파병부대 가운데, 드론 공격에 대비한 전용 대드론 장비를 갖춘 곳은 청해부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부대들은 방탄 대피시설을 갖추고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수준이어서, 레바논·UAE·아프리카 등에서 샤헤드 계열 혹은 유사 드론 공격이 발생할 경우 실질적인 ‘요격 수단’이 부족한 상태다. 동명부대가 일부 박격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저고도·고속으로 접근하는 소형 드론에 대한 대응능력은 제한적이다.
3월 29일 레바논 남부 아드시트 알‑쿠사이르(Adshit al‑Qusayr)에서는 이스라엘군 포격이 UNIFIL 인도네시아 부대 본부를 직격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는 한국 동명부대도 활동 중인 만큼, 포격·드론 공격이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번질 경우 우리 장병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이란제 샤헤드·순항미사일이 중동 전역 미군 기지·항만을 향해 수시로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한국은 목표가 아니니 안전하다”는 가정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휴전·정전 합의는 종이에 적힌 문장일 뿐, 드론과 포탄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군 내부에서는 파병부대가 전투부대가 아니라 주로 경계·감시·지역 재건을 맡는 평화유지군(PKO)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대공·대드론 체계를 갖추긴 어렵다는 현실론이 있다. 동명부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올해 말 임무 종료 후 철수 예정이라, 지금 대규모 장비를 추가 투입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엔기지·연합부대가 드론·포격의 표적이 된 사례는 이미 누적되고 있고, “우리는 공격 대상이 아닐 것”이라는 가정에 기대 파병 장병의 생존 장비를 뒤로 미루는 접근은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한반도 본토에서는 미 8군과 한국군이 이미 드론 디펜더(DroneDefender) 같은 전자공격형 대드론 장비를 도입해 합동 훈련을 해 왔다. 레이더·광학 센서로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전파교란·GPS 재밍 등으로 격추하거나 무력화하는 지상 기반 체계를 통합하는 ‘종합 대드론 체계’도 중요 시설 위주로 단계적 배치 중이다. 그러나 정작 중동·아프리카 등 고위험 지역에 나간 파병부대에는 이 체계가 거의 빠져 있고, 최소한의 경보·요격 장비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이번 미국 사례와 겹쳐 우려를 키운다.
샤헤드‑136, 상업용 개조 FPV 드론, 소형 자폭 UAV는 이미 우크라이나·중동에서 “전쟁의 첫 타자”가 됐다. 한국 역시 수도권 상공을 넘어온 북한 소형 무인기에 대응하지 못한 경험 이후, 뒤늦게 대드론 체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전방·수도권뿐 아니라, 레바논·소말리아·UAE 등 해외 파병 거점까지 포함해 “한국 군인이 있는 곳 어디든 드론이 날아올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방호·탐지·요격·훈련을 재설계하지 않는다면, 쿠웨이트 슈아이바에서 벌어진 참사가 ‘남의 뉴스’로만 남으리란 보장은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철수가 가까우니, 평화유지군이니’ 하는 이유로 위험을 축소하기보다, 임무 성격과 상관없이 파병 장병의 생존권을 최우선으로 두는 냉정한 재점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