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밝힌 “최악의 개발 능력” 군사 전문가들이 깜짝 놀란 이유
||2026.04.21
||2026.04.21
일본 정부는 2025년 기준 방위산업 진흥 예산만 약 996억 엔을 편성하는 등, ‘방산 부활’을 외치며 돈을 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 아니다. 일본 방위산업은 같은 분야에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난립해 각자 소량 생산·저율조달만 반복하는 구조다. 전차·장갑차만 해도 미쓰비시중공업, 고마쓰, 히타치 등 여러 회사가 쪼개 맡아 오면서, 규모의 경제는 사라지고 단가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실제로 일본 99식 자주포는 대당 약 100억 원 수준인데, 비슷한 역할의 한국 K-9은 40억 원 안팎이라 “비싸면서도 성능은 90년대 수준”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방위성은 업체 통폐합이나 생산 집중에는 손을 대지 못한 채,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예산만 늘리는 모양새다.
상징적 사건이 2019년 고마쓰의 장갑차 개발 포기다. 육상자위대의 96식 차륜형 장갑차를 대체할 차기 경장갑차(LAV)를 맡았던 고마쓰는, 2017 회계연도부터 개발을 중단하고 2019년 공식 포기를 선언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새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할 엔진을 자체 개발하려면 비용·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규모 방산기업에겐 독자 엔진·파워트레인 개발이 사실상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정부도 이를 분담해 줄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16식 기동전투차 기반 차륜형 장갑차를 제안했지만, 방위성은 결국 국제 경쟁입찰로 방향을 틀었고, 핀란드 파트리아의 AMV XP 8×8이 2022년 최종 선정됐다. 개발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차륜형 장갑차조차 독자 개발을 포기하고 외국제에 의존하게 된 현실은, 일본 방산의 ‘최악의 개발 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AMV가 채택된 뒤 일본 내 라이선스 생산 업체로 선정된 곳은 일본제강소(Japan Steel Works)다. 문제는 이 회사가 새로 장갑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미 좁은 내수 시장에 또 하나의 생산라인·연구조직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자위대용 장갑차를 만들던 곳은 미쓰비시중공업·고마쓰·히타치 3곳이었으나, 고마쓰가 철수하며 자연스러운 통폐합 효과가 나오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일본제강소가 AMV 라이선스 생산을 맡으면서 산업 구조는 다시 ‘다수 업체 난립’ 구도로 원점 회귀했다.
재무성이 AMV 국내 생산에 반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업체 수가 늘어나면 방위성은 각 회사의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소량 조달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단가는 올라가고 기술은 노후화되며 R&D는 중복 투자로 세 배씩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재무성은 결국 2024년 예산에서 라이선스 생산용 초도비 158억 엔만 인정하고 “이 돈을 수입에 쓰면 승인하겠다”는 조건까지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성·육상막료감부는 AMV 라이선스 생산을 두고 “국산화율 98%도 가능하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스웨덴 스카니아 엔진, 외산 트랜스미션, 타이어·유압계통 등 주요 부품이 모두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런 부품은 단기간에 국산화하기 어려운 영역이라, 실질적인 의미에서 ‘완전 국산화’와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방위성은 AMV 선정 당시 “국내 생산 체계가 완비된 것처럼” 설명했고, 정작 누가 일본 내 생산을 맡을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트리아를 선택했다는 비판이 일본 군사전문가들 입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생산 주체도 없이 기체만 먼저 고른 결정은 원칙적으로 탈락시켰어야 할 사안”이라며, 절차·검증 모두 부실했다고 지적한다.
일본 방위성은 구조개혁 대신 ‘특정 업체 살리기’에 예산을 쓰기도 했다. 매출이 적고 장갑차 사업이 붕괴 직전이던 히타치를 살리기 위해, 성능은 낮고 가격은 경쟁사보다 몇 배 비싼 히타치 장갑 도저를 조달해 사업 연명을 도왔다. 그 결과 경쟁력 있는 업체에 물량을 집중해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대신, 기술·가격 면에서 뒤처진 업체까지 모두 떠받치는 구조가 굳어졌다. 옛 고마쓰 장갑차 인력과 협력업체를 일본제강소가 다시 흡수하는 계획은, 전문가들 표현대로라면 “이미 철수한 장갑차 사업을 좀비처럼 다시 살려내는 행위”에 가깝다.
업계 최대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도 사정이 좋지 않다. 15년 전만 해도 사가미하라 공장에는 장갑차 전문 인력이 120명가량 있었지만, 지금은 40명 정도만 남아 있고 신입 충원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일본제강소까지 시장에 들어오면서, 미쓰비시는 대규모 설비·인력 투자를 통해 장갑차 개발 경쟁력을 끌어올릴 여력마저 잃고 있다. 방위산업을 민수사업의 ‘부업’ 정도로 여겨온 일본 기업 구조상, 방산 전담 조직을 키우는 데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일본 군사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정리하며 “일본은 장갑차 개발 능력이 없다”고까지 단언했고, 이는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일본은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공업·소재·전자 기술을 가졌기에, “최소한 장갑차 정도는 충분히 독자 개발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현실은
군사 전문가들이 놀란 이유는, 일본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술을 제대로 묶어 무기로 통합할 능력과 구조가 없다”는 점이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결국 막대한 국방 예산과 개별적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통합·집중·선택을 못 하면 방위산업 개발 능력은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일본식 실패 사례가 드러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