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세계 바둑 최강자 신진서 9단이 만났다.
알파고 10주년 기념행사 '알파고 10년 : 위대한 동행(A Decade with AlphaGo : An Extraordinary Journey)'이 2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2층 소연회장에서 개최됐다.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지난 2016년 3월,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4승1패로 승리하며 전세계의 큰 충격을 불어 넣었다. 이번 행사는 알파고 등장 이후 10년 동안 바둑과 인공지능이 함께 만들어온 변화의 의미를 되짚고, 인간과 AI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조한승 프로기사협회장, 신진서 9단을 비롯해,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및 CEO,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아자 황, 판 후이 2단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허사비스 CEO와 신진서 9단의 기념대국이 진행됐다. 알파고 이후 10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 친선 대국으로 진행됐으며, 데미스 허사비스가 흑을 잡고 신진서 9단이 백을 잡았다.
허사비스 CEO는 AI의 대표적인 수법 삼삼(3·三)침입을 선보였고, 신진서 9단은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2국)에서 보여준 혁신적인 '37수'와 유사한 수법(18수)을 두어가며 10년 전보다 진보된 인간의 바둑 수준을 과시했다.
대국은 29수에서 제한시간 10분이 다 되어 종료됐으며, 두 사람은 바둑판에 친필 사인을 남기며 의미를 더했다.
이후 허사비스 CEO와 신진서 9단은 '알파고 이후 10년, 인간과 AI의 다음 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허사비스 CEO는 인공지능을 창조한 연구자의 관점에서 알파고 이후 AI가 세상에 미친 변화와 향후 발전 방향을 이야기했다. 신진서 9단은 AI를 실제로 활용하고 마주하는 기사로서 변화 속 적응 과정과 인간 고유의 가치에 대해 생각을 전했다.
신진서 9단은 대담에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고, '알파고의 아버지'답게 AI를 닮은 수준 높은 실력"이라며 "아직 AI도 바둑의 정답을 밝혀내진 못했기 때문에, 나만의 바둑을 잃지 않으며 AI와 함께 10년 후 더 진보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데미스 허사비스 CEO는 "저도 영광이었고, 너무 강한 실력에 겁이 날 정도였다. 알파고가 필요했다"라고 화답하며 "AGI시대가 5년 내로 도래해 일상의 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10년 후 다시 한국에 오게 된다면, 바라건대 AI로 중대한 질병의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길 희망하고 한국이 AI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후 한국기원은 허사비스 CEO에게 한국기원 공인 아마 7단증과 한국 전통차를, 구글 딥마인드 측은 한국기원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편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는 '구글 포 코리아 2026(Google for Korea 2026)' 행사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허사비스 CEO, 알파고와 대국했던 이세돌 9단이 참여해 '알파고 10주년,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는 나의 인생에 또 다른 시발점이었다. 바둑에서 인간의 창의적 영역이 대부분 사라진 만큼, 인간은 생각의 주도권을 AI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라고 밝혔고, 허사비스 CEO는 "AI 기술이 인간에게 새로운 일상과 과학의 황금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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