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현재 대한민국 연예계는 지상파 방송, 케이블 TV, 종합 편성 채널, OTT, 유튜브, SNS 등 다양한 플랫폼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개그맨들은 한때 KBS, MBC, SBS 등의 단 한 개밖에 안 되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힘겹게 살다 그나마 폐지되는 바람에 생계에 위협을 받았지만 지금은 예능의 범람으로 귀하신 몸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씨름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이 개그맨을 선언하고 대변신을 선언하며 크게 성공한 이후로 스포츠 스타 출신 방송인들이 대거 늘고 있다. 그들은 지상파 방송사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때로는 더 높은 몸값을 호가하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개그맨 뺨치는 재치와 순발력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씨름에 강호동이 있다면 축구에는 안정환이, 농구에는 서장훈이 각각 있다. 골프계에서는 박세리가 단연 돋보인다. 물론 '포스트 강호동' 백승일이나 야구 선수 출신 이대호, 박용택 등도 즐비하다. 그야말로 스포츠 선수 출신 방송인의 춘추전국시대가 활짝 열렸다. 그들에게 정년퇴직이란 없다. 여전히 TV는 그들의 영역이다.
이런 연예계 생태계 속에서 농구 선수 출신 현주엽(50)은 그야말로 블루칩이다. 그는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를 통해 경이할 만한 대식가임을 증명했고, 다소 어눌한, 남다른 예능감도 뽐냈다. 특히 절친한 친구라는 안정환과 티격태격하면서 그 압도적인 피지컬을 지녔으면서도 결국 안정환에게 패배하고 마는 모습으로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그가 방송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높여갔지만, 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근무하던 시절, 근무 태만 등의 의혹이 일며 시련이 찾아왔다.
현주엽은 "저는 좋은 뜻으로 재능 기부한다고 모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해주려고 했는데 그 당시 중학교에 아들들이 있었다. 시기, 질투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방송 활동 병행을 두고 근무 태만이라는 오해가 있었지만, 그 외 시간은 추가 근무로 채웠다. 그래서 정정보도가 됐다. 다만 사람들은 사건 초반의 자극적인 내용에만 주목하고 정정된 사실에는 관심이 적어 아쉬웠다"고 밝혔다.
누명을 벗었지만 이미 찍혀버린 낙인은 현주엽은 물론, 가족들까지 옥죄었다. 현주엽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을 비롯해 아내와 두 아들 등 가족 모두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첫째 아들은 농구를 그만두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까지 자퇴했다고 알렸다.
이러한 그의 인생사를 보면 대체로 운이 없거나 타인들의 질시를 산 것으로 풀이된다. 현주엽은 뛰어난 피지컬로 인해 씨름 선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농구가 좋아 일찌감치 진로를 정했다. 그는 1년 선배인 서장훈과 친형제처럼 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사실 두 사람은 연세대와 고려대를 대표하는 농구 선수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리고 현재 서장훈은 농구 선수 시절에 못지않게 예능인으로서 펄펄 날고 있지만 현주엽은 정상의 문턱에서 걸려 넘어지고 있다.
현주엽의 잠재력은 시청자 대다수가 잘 알고 있다. 그를 안정환에게 매번 당하는 캐릭터로 소비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쯔양과 '먹방' 대결을 펼치게 하거나 최홍만과 긴장감 넘치는 결투를 펼치게 만드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다른 건 몰라도 '가족만큼은 건드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이 하루빨리 치유되는 길은 그가 더 이상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스포테이너'로서 승승장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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