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좀비물이 탄생했다. 학습하고 변화하는 좀비에 대적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긴장감을 안기는 '군체'다.
20일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영화 '군체'(연출 연상호·제작 와우포인트)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연상호 감독,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이 참석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다. '부산행' '얼굴',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올해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작이다.
◆ 연상호가 그린 새로운 '좀비'
연상호 감독은 "작품을 해오면서 가장 관심있던 부분은 휴머니즘이다. 인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동안 생각해왔다. 첫 번째 시작점은 AI가 구동되는 원리를 파다보다가 시작됐다. 보편적 사고의 총합이라는 힘이 세다보니까 인간의 개별성이 무력해지더라"며 "집단 지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인간다움이라는 건 개별성이라고 생각했다. 엔딩에서 연대를 시작하는데, 집단성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지점을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좀비와는 다른 새로운 종의 탄생을 알린 '군체'다. 연상호는 "좀비 영화를 만들어야지 처음부터 구상한 건 아니다. 현대의 잠재적 공포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때 느꼈던 건 초고속 정보 교류로 생기는 공포, 개별성이라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게 좀비물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집단으로 교류하고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는 좀비를 생각하게 됐고, 전과는 다른 것이 스턴트맨과 작업을 많이 했다. 기괴한 움직임이 주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군집으로 움직인다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더 아방가르드한 현대 무용을 하는 팀을 섭외해서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정말 경의로웠다. 움직임이나 연기가 정말 감탄스러웠다. 그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좀비의 눈을 그렇게 유심히 바라봤던 건 처음이었다. 너무 훌륭했다. 덕분에 좋은 리액션이 나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지현도 공감하며 "기존의 감염자들은 개별적으로 통제불능의 행동을 보였는데, '군체'는 알수 없는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덩어리로 움직인다는 게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집단 지성의 군체 그리고 인간의 대결
연상호는 "집단 지성과 인간의 대결이다. 처음 존재한 좀비는 원시적인 좀비로 시작해 급격하게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대편 인간 그룹은 집단 지성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순식간에 야망으로 퇴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과정을 통해 결국에 남는 것이 무엇일까. 인간성의 핵심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면서 두 집단의 그림을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김신록은 "생존자를 대표하는 인간 군상들의 갈등과 선택이 흥미로웠다"며 "다양한 취약성을 나눠가진 인간들이 생존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신현빈도 "본인의 가족이 이 상황에 처해있는 상황이라 어떻게 감정의 밸런스를 가져가야할지 고민했다. 상황을 해결함과 동시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좀비를 조종하는 서영철 역을 연기한 구교환은 "얼굴 근육을 거칠게 사용하려고 했고, 잠깐의 깜빡임으로 통신이 이뤄지는 상태를 표현해보려 했다. 마지막 결투에서는 통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조금 더 손짓 발짓을 써보려고 했다. 이 모든 건 연상호 감독의 지도하에 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연상호는 "마그네슘 부족 액션"이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구교환은 "우리 아이들과 저는 동선적, 행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영철이라는 인물을 100명을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우리 아이들의 연기를 먼저 보고 제가 영감을 받아 연기한 적도 있고, 함께 한 역할을 만들어나간다는 게 든든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연상호는 "'반도'는 액션 영화에 가깝고, '군체'는 서스펜서 스릴러와 가깝다. 좀비 영화를 꽤 많이 만들었지만, '반도' '부산행'은 클래식한 좀비와 공간의 결합이 컸던 것 같다. '군체'는 좀비 자체에 집중한 영화다. 제가 만든 영화에서 거의 처음으로 좀비가 주인공이다"라고 설명했다.
'군체'는 내일(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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