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 ‘나는 SOLO’(이하 ‘나는솔로’)가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다. 31기 출연자들이 만들어가는 애정 서사가 여느 아침 드라마 못지않은 과몰입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어느 정도냐면 보는 이들이 특정 출연자의 편에 서서 적대자라 볼 수 있는 이들에게 비난 섞인 분노를 쏟아내는 중이다. 문제는 실제 드라마가 아니라 ‘드라마 못지않은’ 것에 불과하다는 데 있달까.
한 남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벌어진 두 여자의 레이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표면적으로 보기에 남자의 마음은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한쪽은 남자를 포기해야 하나. 그러나 이들에게 주어진 ‘나는 솔로’란 특수한 환경, 오로지 사랑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상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단정 지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시청률이 마지막까지 잘 나와야 하니까. 초반부터 작대기가 서로를 향해 있는 커플은, 심지어 인기도 있다면 뒤흔들어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 못지않게, 믿음과 확신에 균열을 일으키고 긴장감과 불안을 조성할 만한 상황을 계속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랑의 경쟁자를 부각시키고 애정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도인 삼각관계를 형성해 버린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런 작위성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고, 틀린 작전도 아니다. 예능이라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게 가장 우선적인 목표이고 그래야 앞으로의 날을 도모할 수익 또한 낼 수 있으니까. 출연자들은 출연자들대로 그 어떤 현실에서보다 짙은 감정의 골을 겪으며, 사랑하는 대상을 만나든 만나지 못하든 각자의 삶에 진귀한 경험이라 할만한 것을 얻을 테다. 그러므로 ‘나는 솔로’가 반드시 사수해야 할 것은 안전한 거리감이다. 드라마라면 아무리 과하게 몰입해도 배우와 캐릭터가, 일체였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지 일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리얼리티를 표방한 ‘나는 솔로’에서는 다르다. 출연자, 즉 실제 인물과 캐릭터가 일체다. 분리가 되지 않음으로, 과몰입으로 인한 사람들의 여러 감정이 프로그램을 벗어난 현실 속 실제 인물에게까지 날아가 꽂히고 만다.
30기까지는 방송 후 이루어지는 출연자들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느낌으로 이루어지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어느 정도 수습 또는 회복이 되어 왔다. 안전한 거리감이 완벽하게 마련되었다고 할 순 없어도 크나큰 위협을 느낄 만큼은 아니었고, 한때 참 흥미로웠던 오락 거리 정도로 소비되었다고 하는 게 옳겠다.
하지만 현재 31기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위험도가 꽤 높다. 그 중심에 ‘따돌림’이란 민감한 문제가 주요 장면으로, 바로 인지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게 방영된 까닭이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즉 얼마큼 허구의 요소가 끼어든 건진 알 수 없어도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따돌림을 하나의 장면으로 등장시켰다는 것 자체가 해당 프로그램이 예능의 범주를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안전한 거리감이 붕괴된 것이다. 한때 참 흥미로운 오락 거리에 그쳐야 했을 것이 폭력성을 장착하고 실제 인물과 그 또는 그녀의 현실을 정조준하기 시작한다. 고작 수일간 보여준 모습을 가지고 그들의 인생 전체가, 인간성이 판단되며 잔혹한 비난 세례 속에 놓이는 게 당연한 대상이 되고 마는 게다.
이는 일반인의 참여로 진행되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지점으로, ‘나는 솔로’가 현 상황을 두고 이전과 다름없는 그저 효과 좋은 바이럴로 여길 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이유다. 해당 장르의 대표격인 프로그램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과 태도를 요구하는 바다.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니스트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