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선거 무효” 쏙 들어갔다…결국 ‘태세 전환’
||2026.06.04
||2026.06.04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강하게 요구했던 국민의힘이 선거 결과 확정 이후에는 관련 주장을 사실상 거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며 비판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와 별개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 규명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논란은 3일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공정성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단과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그는 공직선거법을 언급하며 서울 선거 개표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독일 베를린 지방선거 사례를 거론하며 선거 당국의 부실 운영이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경우 재선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 등 다른 지역의 피해 상황도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브리핑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상 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개표를 중단해야 하며 결과에 따라 재선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즉각 개표를 중단하고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의원 역시 개표 중단과 재선거 필요성을 언급하며 선거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확정된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의 메시지는 달라졌다. 4일 송언석 원내대표가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는 재선거나 개표 중단 요구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지방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입장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서울과 인천, 경기 화성 등지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선거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관위의 행정상 실책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날까지 개표 중단과 재선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과가 나온 뒤에는 관련 주장을 이어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표가 끝난 지금도 재투표를 주장하는지, 실제 소송을 진행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재선거를 요구하다가 결과가 나온 뒤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번 논란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도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선거 당일 오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개표가 진행되면서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4일 오전 7시를 전후해 오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며 최종 승리를 거뒀다.
정치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선거 요구를 둘러싼 정치권의 상반된 태도에 대한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