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부 분위기 ‘풍비박산’…야단났다
||2026.06.09
||2026.06.09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선거관리위원회 내부로까지 번지고 있다. 선관위 비공개 게시판에는 이번 사태가 특정 지역이나 직원의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조직 운영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사전투표 제도부터 인력 부족, 과도한 업무 부담, 지휘부 책임론까지 다양한 문제 제기가 쏟아지면서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8일 시사저널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선관위 내부 게시판 ‘직원소통공간’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직원은 ‘고해성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특정 직원의 무능이나 실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었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게시판에 의견을 올린 적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 사태만큼은 조직 전체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선관위가 현재의 인력과 시스템만으로는 안정적인 선거 관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사전투표 제도 축소 또는 폐지, 개표 방식 개선, 선거 관련 업무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거론하며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업무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업무 과중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특정 시기에 업무가 폭증하는 구조 속에서 직원들이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선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졸음운전으로 큰 사고를 당할 뻔한 경험도 있었다며 “그저 살고 싶었다”는 표현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 논란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사전투표 제도를 지목했다. 그는 사전투표율 증가에 따른 관리 부담이 커졌음에도 이를 감당할 조직 역량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전투표 운영 과정에서 인력과 행정력이 분산되면서 본투표 관리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게시판에서는 시설과 장비, 인력 확보 문제 역시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각종 사건·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부 직원들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각종 의혹이 확산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선관위를 향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휘부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 직원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실제로 논란이 커진 이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중앙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일선 선거 업무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중앙에서 정책과 지침을 만들고 현장에 전달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장 경험 없이 문서 위주의 행정만 반복되면서 실제 선거 관리 과정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내부 반응은 국회가 그동안 지적해 온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국회는 과거 결산 검토 과정에서 선거철마다 인력 공백과 업무 부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개혁 요구가 분출하면서 선관위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