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마비된 아내에게 이혼소송한 남편…법정안 모든 사람들 오열
||2026.06.11
||2026.06.11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베테랑 법관의 가슴을 가장 깊숙이 후벼 판 사건은 역설적이게도 ‘단 한 번도 서로를 원망하지 않은’ 어느 부부의 이혼 소송이었다.
정현숙 법관이 방송을 통해 털어놓은 이 사연은 법정을 가득 채웠던 눈물과 함께 여전히 먹먹한 울림을 남기고 있다.
첫째 아이가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으나 부부는 사랑으로 아이를 지켜냈다.
이후 둘째와 셋째 아들까지 태어나며 행복을 꿈꿨지만, 재앙은 40대 초반의 아내를 덮쳤다.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지며 사지 마비 상태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중증 환자가 된 아내와 첫째 아이의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남편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며 버텼으나 감당할 수 없는 빚의 수렁에 빠졌다.
남은 두 어린 자녀마저 동반 몰락할 위기에 처하자, 남편은 결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아내가 이혼 후 국가적 보호 대상이 되어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법정에 선 남편은 “끝까지 곁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런 선택을 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말 한마디 할 수 없던 아내는 온 힘을 다해 눈을 깜빡이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그것은 사지가 굳어버린 아내가 가족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하고도 마지막인 사랑의 표현이었다.
정 판사는 회복 가능성이 희박해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법리적 사유로 이혼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 가슴 아픈 사실은 판결이 선고된 바로 그날, 요양시설에 있던 첫째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보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정말 이래도 신이 있는가”라며 가슴 아픈 비극에 통탄했다.
이어 “비록 법 서류상 이혼은 했을지언정 남편이 절대 부부의 연을 놓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겨진 이들을 응원하는 한편,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사연”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정 판사는 판결을 선고한 날 밤 개인 일기장에 “이제 아내의 손을 놓은 남편이여, 당신의 어린 두 아들을 이제 있는 힘껏 안아 주십시오”라고 남겼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차가운 판결을 내려야 했던 판사의 가슴에는 여전히 눈물로 쓴 판결문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