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하균에게 1천만 원 빌려서 13년 동안 갚은 여성 정체
||2026.06.20
||2026.06.20
극단에서 28년간 무명 시절을 보내며 연 수입이 20만 원에 불과했던 시절, 배우 이정은에게는 잊지 못할 은인들이 있다.
40세까지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고를 겪던 그녀에게 2000년대 초반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다. 함께하던 연극단의 예산 부족으로 연출자들이 모두 떠나 버린 것이다.
공연장 임대료부터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의 임금까지, 고스란히 남겨진 빚을 떠안게 된 이정은은 도망치는 대신 책임을 선택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주변에 손을 벌리기 시작한 그녀가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절친한 후배 배우 신하균이었다.
이정은은 전화를 걸어 “누나 믿지, 1000만 원만 빌려주라. 내가 꼭 갚는다”라고 말했다. 신하균은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단 한 마디도 묻지 않고 선뜻 거금을 내어주었다.
위기의 순간에 이정은을 도운 손길은 신하균뿐만이 아니었다. 평소 그녀의 성품을 믿었던 배우 지진희와 우현 등 동료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고, 이렇게 모인 도움의 손길은 총 5000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주변의 따뜻한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무대에 올린 연극은 안타깝게도 흥행에 실패했다. 이정은에게는 고스란히 5000만 원이라는 거대한 빚더미가 남겨졌다. 이때부터 그녀의 눈물겨운 전대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정은은 빚을 갚기 위해 마트에서 하루 12시간씩 서서 간장을 파는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녀의 별명은 자연스레 ‘전대녀’가 되었다.
어딜 가나 전대를 몸에 차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 전대 안에는 자신이 도움을 받은 채권자들의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갚아야 할 액수가 상세히 적힌 수첩이 들어있었다.
혹시라도 자신에게 사고가 생겼을 때, 가족들이 이 고마운 사람들에게 대신 돈을 갚아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막막한 빚더미 속에서 그녀가 마침내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미디어에 얼굴을 알리고 방송 출연을 통해 비로소 수입이 안정되자, 이정은은 13년 만에 모은 돈으로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이정은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자를 더 얹어 주거나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스스로 양심이 없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대신 고마운 동료들에게 따뜻한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동료들은 기꺼이 원금만 받으며 그녀의 새 출발을 축하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