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2017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지원했는데, 축협의 답변이…
||2026.07.01
||2026.07.0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얼어붙었다. 프로세스를 무시한 일방적인 사령탑 선임과 불공정성 논란, 그리고 이를 은폐하려는 듯한 협회의 불통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현 사태를 바라보며 과거의 한 사건을 떠올리고 있다. 바로 지난 2017년,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복귀 의사를 조직적으로 묵살하고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던 ‘히딩크 사태’다
2017년 9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직후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2002년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이미 수개월 전 협회 측에 전달했다는 단독 보도였다
당시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은 공항 귀국길에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 선임 이야기는 전혀 들은 적이 없다”, “공식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라며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협회 역시 ‘터무니없는 몸값’ 등을 핑계로 대며 여론을 잠재우려 했다.
그러나 진실은 오래가지 않아 드러났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라며 몸값 핑계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후 노제호 거스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 이미 그해 6월, 김호곤 위원장에게 히딩크 감독의 부임 의사가 담긴 모바일 메시지(카카오톡)를 보낸 사실과 캡처본이 언론에 공개됐다.
결국 “처음 듣는 이야기”라던 축구협회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로 밝혀졌고, 김호곤 위원장은 뒤늦게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협회의 ‘말 바꾸기’와 ‘기만 행정’에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2017년의 히딩크 사태가 ‘공식 제안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면, 현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강타한 사령탑 선임 사태는 ‘정당한 프로세스의 소멸과 특혜’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과거 히딩크 감독의 헌신 의사를 묵살할 당시, 협회는 시스템에 의한 검토 대신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명분과 내부적인 사적 판단만을 앞세웠다. 전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나 세계적인 명장의 제안을 시스템 내부에서 투명하게 검증하기보다, 자신들의 통제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를 차단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밀실 행정의 병폐는 현재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재현됐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상적인 가이드라인과 절차를 통해 외국인 사령탑을 물색하던 중, 돌연 합리적인 비교 평가나 면접 절차도 없이 국내 감독 체제로 급선회하며 특정 감독을 내정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시스템은 무력화되었고,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은 완전히 상실됐다.
2017년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뒤늦게 고개를 숙이며 “선임 관련 별도 기구를 두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9년이 흐른 지금, 협회의 약속과 시스템은 아무런 작동을 하지 못했음이 증명됐다.
과거 히딩크 감독의 진심을 왜곡하고 은폐했던 행정적 오만함은, 오늘날 축구팬들과 전력강화위원회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지휘봉을 쥐여주는 불공정 행정으로 이어졌다.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2002 한일 월드컵의 주역들조차 협회의 독선적인 행정과 현 사태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2017년의 거짓말을 반성하지 않고 ‘하던 대로’ 수습하려 했던 축구협회의 고질적인 태도가 결국 한국 축구를 또다시 거대한 퇴행의 길로 밀어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