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애인의 무덤을 매일 찾아와 함께 하고 있는 연예계 순정남
||2026.07.13
||2026.07.13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뜨겁고도 비극적이었던 로맨스를 꼽는다면 단연 라이언 오닐(Ryan O’Neal)과 파라 포셋(Farrah Fawcett)의 이야기일 것이다. 영화 ‘러브스토리'(1970)로 전 세계를 울렸던 멜로의 주인공 라이언 오닐은 현실에서도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사랑과 이별을 겪었다. 30년에 걸친 이들의 관계는 열정과 배신, 결별, 그리고 암 투병이라는 비극 속에서 완성된 현실판 ‘러브스토리’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부터 할리우드를 들썩이게 했다. 1979년 당시 파라 포셋은 드라마 ‘미녀 삼총사’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섹시 스타였고, ‘600만 불의 사나이’로 유명한 배우 리 메이저스(Lee Majors)와 결혼한 상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을 연결한 것은 남편 리 메이저스였다. 촬영을 위해 해외로 떠나야 했던 메이저스는 평소 친분이 있던 친구 라이언 오닐에게 “내가 없는 동안 아내를 잘 챙겨달라”며 저녁 식사를 부탁했다. 그러나 이 만남은 불꽃 같은 사랑으로 이어졌고, 오닐은 첫눈에 포셋의 아름다움과 순수한 매력에 매료되었다고 훗날 회고했다. 결국 포셋은 메이저스와 이혼을 선택하고 오닐과의 열애를 공식화했다.
두 사람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커플이 되었다. 1985년에는 둘 사이에서 아들 레드먼드 오닐(Redmond O’Neal)이 태어나며 가정을 꾸렸다. 포셋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오닐에 대해 “많은 부부가 결혼하고도 서로에게 불충실하지만, 우리는 결혼하지 않았음에도 서로에게 완전히 충실하다”라며 법적 혼인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끈끈한 유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라이언 오닐의 고질적인 여성 편력과 불같은 성격은 이들의 관계에 균열을 냈다. 잦은 불화와 다툼이 이어지던 중, 결정적으로 1997년 포셋이 집에서 오닐의 외도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배신감으로 인해 두 사람은 18년간의 긴 동거 생활을 청산하고 공식적으로 결별하게 된다.
서로 남이 되어 살아가던 두 사람을 다시 묶어준 것은 다름 아닌 ‘병마’였다. 2001년 라이언 오닐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자, 소식을 들은 파라 포셋은 과거의 앙금을 뒤로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은 죽을 수 없다. 함께 싸워 이겨내자”라며 오닐의 곁으로 돌아왔다. 포셋의 지극한 간호 덕분에 오닐은 기적적으로 백혈병을 극복해 냈다.
그러나 비극의 화살은 포셋을 향했다. 2006년 파라 포셋이 항문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번에는 라이언 오닐이 간병인을 자처했다. 오닐은 암이 간으로 전이되며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쇠약해진 포셋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며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바람둥이로 낙인찍혔던 할리우드 스타가 한 여인을 위해 진심 어린 순애보를 바치는 순간이었다.
2009년 6월, 포셋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임종이 임박하자 라이언 오닐은 침상에 누워있는 그녀에게 마지막 프러포즈를 건넸다. 오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그녀에게 청혼했고 파라도 동의했다. 말을 할 기운조차 없던 그녀가 ‘예스’라고 속삭였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병원 침대에서 정식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하고 웨딩드레스까지 준비했으나, 비극적으로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포셋은 투병 끝에 2009년 6월 25일, 향년 62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오닐은 그녀의 마지막 임종을 지켰으며, 장례식장에서 끝내 이루지 못한 결혼 반지 대신 포셋의 묘비 앞에서 마지막 고백을 건네며 통곡했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유일한 여인은 파라뿐이었다.” — 라이언 오닐
포셋이 떠난 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라이언 오닐은 그로부터 14년 뒤인 2023년 12월, 향년 8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며 현실에서의 긴 ‘러브스토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