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하자 약속했는데…”결혼 3일 만에 남편과 이별한 여배우
||2026.07.14
||2026.07.14
영화 ‘국화꽃 향기’의 여주인공처럼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배우 고(故) 장진영과 그녀의 곁을 끝까지 지켰던 남편 김영균 씨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평생을 함께하자고 굳게 맹세했지만, 결혼식을 올리고 호적에 이름을 올린 지 단 3일 만에 사별해야 했던 사연이다.
지난 2008년 1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나이가 있었던 만큼 진지하게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연애를 시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같은 해 9월, 장진영은 청천벽력 같은 위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된다. 배우로서의 커리어는 물론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절망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남편 김영균 씨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장진영을 결코 혼자 두지 않았다. 그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장진영의 간병에 전념했으며, 그녀의 병세가 나날이 악화되어 가자 “이번이 아니면 평생 면사포를 씌워줄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하에 그녀에게 마지막 선물로 부부의 연을 맺어주기로 결심했다.
한국에서는 유명 배우인 그녀의 눈을 피해 조용히 예식을 올리기가 불가능했기에, 두 사람은 치료차 방문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근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했다. 그리고 2009년 7월 26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작은 교회에서 오직 둘만의 순수하고 수수한 결혼식을 올리며 신 앞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김영균 씨는 병상에 누워 있는 장진영을 설득하여 부부로서의 법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감행하기로 했다. 장진영의 아버지는 사위가 될 김 씨의 인생을 염려하여 “자네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네”라며 만류했으나, 김 씨는 뜻을 굽히지 않고 2009년 8월 28일 서울 성북구청을 찾아 단독으로 혼인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하늘은 이들의 간절한 사랑을 오래 허락하지 않았다. 법적인 부부가 된 지 고작 3일이 지난 2009년 8월 31일 장진영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결국 이튿날인 9월 1일 강남성모병원에서 향년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남편의 품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그녀가 남편에게 보낸 “내 사랑 울지 마요, 열심히 치료해서 꼭 나을게요”라는 문자는 유작이 되었다.
사망 이후 일각에서는 김영균 씨가 고인의 재산을 노리고 급하게 혼인신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악의적인 루머가 돌기도 했다. 이에 김 씨는 “장진영의 재산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장 씨의 부모님에게 일임한다”고 전격 발표하며 순수한 순애보였음을 증명했고, 이후 그녀와의 608일간의 사랑을 담은 추모 에세이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을 발간해 인세 전액을 기부했다.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이들의 마지막 로맨스는 장진영의 기일이 돌아올 때마다 대중의 기억 속에 소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