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남친에 의해 동의없이 몰카 찍혀…처벌 안된 이유
||2026.07.19
||2026.07.19
지난 2011년 말, 미스코리아 출신이자 지상파 아나운서로 맹활약하던 방송인 한성주가 전 연인에 의해 동의 없이 촬영된 사생활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해야 했던 비극적인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한성주의 전 남친이었던 대만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수는 온라인상에 두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장면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유포자인 크리스토퍼 수는 단순히 영상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성주와 그녀의 가족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허황된 주장을 펼치며 언론 플레이를 감행했다. 대중의 시선은 집단 폭행 여부와 영상의 진위에 쏠렸고, 한성주는 순식간에 사생활 폭로의 희생양이 되어 커다란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매장을 당했다.
한성주 측은 즉각 유포자를 명예훼손 및 협박 혐의로 고소하고, 폭행 주장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가해자인 크리스토퍼 수가 미국 시민권자로서 사건 직후 해외로 출국해 버리면서 수사는 난항에 부딪혔다. 당시 검찰은 가해자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국내 수사 기관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동의 없이 몰래카메라를 찍고 이를 악의적으로 유포해 한 여성의 삶을 파괴한 가해자는 국내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 어떤 형사 처벌도 받지 않았다. 외국인 유포자가 해외로 도피할 경우 국내 사법권이 미치기 어렵다는 법적 한계와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었다. 한성주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 소송에서도 재판부는 가해자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으나, 실질적인 집행과 형사적 단죄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 사건은 오늘날 ‘리벤지 포르노’ 혹은 ‘보복성 성인물 유포’라고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의 시초 격인 사건으로, 당시 사회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얼마나 미비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중과 언론은 범죄의 본질인 ‘불법 유포’보다 연예인의 사생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만 열을 올렸고, 이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촉망받던 여성 방송인의 커리어를 단숨에 앗아간 이 잔인한 사건은,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은 불공정한 결말로 끝을 맺으며 사법 정의의 한계를 노출했다. 비록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겪는 고통과 해외 도피 범죄자에 대한 공조 수사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뼈아픈 과거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