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해봐” 원희룡, 특검 앞 ‘작심 발언’
||2026.07.23
||2026.07.23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실로 향하기에 앞서 원 전 장관은 특검이 자신을 겨냥해 결론을 정해놓고 수사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라”라는 표현까지 쓰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23일 오전 10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원 전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결정과 종점 노선 변경 과정 전반을 확인하기 위한 첫 피의자 조사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46분께 경기 과천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1년 넘게 고속도로 특혜를 추진했다고 수사하다가 도저히 안 되는지 이제 와선 수사 대상을 중단한 백지화 선언으로 바꿀 모양”이라며 특검의 수사 방향을 비판했다.
이어 “어떻게든 (날) 엮어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면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라”라며 “위법 사실이 없기 때문에 특검의 의도대로는 잘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다만 원 전 장관은 사업 백지화를 언제 결심했는지, 노선 변경 검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 보유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사업 종점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 검토됐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존 양서면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국토교통부가 2023년 5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을 다시 검토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원 전 장관은 같은 해 7월 사업 백지화를 전격 선언했다. 특검은 이 결정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지켜졌는지와 직권남용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사업 중단을 결정하기 전 법률 자문 과정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다’라는 의견을 전달받고도, 이와 상반된 취지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도로정책심의위원회 등 필요한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업 백지화를 발표한 것이 아닌지 여부도 주요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원 전 장관은 앞서 특검의 출석 요구를 두 차례 받았지만 ‘폐문부재’로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후 특검은 지난 15일 원 전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수사 강도를 높였다.
이번 조사는 원 전 장관이 직접 사업 백지화를 결정하게 된 배경과 종점 변경 검토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또 관련 의사결정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검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시 국토교통부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관계자들의 역할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