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노소영에 9,440억 지급하라”…’세기의 이혼’ 판결 떴다
||2026.07.24
||2026.07.24
9년 가까이 이어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다시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후 서울고등법원이 재산분할 규모를 새로 판단한 결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 인정됐던 1조 3,808억 원보다는 줄었지만, 국내 이혼 소송 역사상 손꼽히는 규모의 재산분할 결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 20억 원은 앞서 대법원에서 이미 확정된 만큼 이번 재판에서는 재산분할 규모만 다시 판단 대상이 됐다.
이번 소송은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9년 가까이 재판이 이어지며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혼·재산분할 소송으로 주목받았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24년 항소심은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이 SK그룹 성장 과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판단해 위자료는 20억 원, 재산분할금은 1조 3,808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 가운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에 해당하는 만큼 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직접 인정한 항소심 판단에는 법리 오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자료 20억 원에 대해서는 그대로 확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 취지를 반영해 재산분할 규모를 다시 산정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직접적인 재산분할 근거로 삼을 수는 없지만, 오랜 혼인 기간 동안 노 관장이 가사와 육아를 맡고 배우자로서 내조했으며 기업 성장 과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9,440억 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식이 상속과 증여를 통해 형성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장기간 혼인생활을 통해 기업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항소심 변론 종결 이후 SK㈜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 가치를 평가하느냐에 따라 분할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재산분할금은 항소심의 1조 3,808억 원보다는 약 4,368억 원 줄었지만, 1심에서 인정된 665억 원과 비교하면 14배 이상 늘어난 규모가 됐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의 법리 판단을 반영하면서도 장기간 혼인생활에서 배우자의 기여도를 상당 부분 인정한 절충적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판결로 법적 다툼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판결에 불복할 경우 다시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재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이번 재산분할 소송은 최종 결론이 확정되기까지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