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방화사건 전말 밝혀졌다…순식간에 벌어진 ‘참변’
||2026.07.25
||2026.07.25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실에서 발생한 방화·폭발 사고의 당시 상황이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관리 규약과 폐쇄회로(CC)TV 문제를 두고 관리실 측과 언쟁을 벌이던 70대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겠다”라는 말이 나오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순식간에 번진 화염으로 현장에 있던 주민과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 8명이 다쳤으며 우연히 관리실을 찾았다가 피해를 본 주민들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4일 피해자들의 증언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전 8시 20분께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관리실 안에는 70대 피의자 A 씨를 비롯해 입주자대표회 회장과 감사위원, 관리실 직원, 경비원, 주민 등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아파트 관리 규약과 운영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항의했고, CCTV 관리 문제를 두고도 관리실 관계자들과 언쟁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현장에 있던 누군가가 “CCTV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A 씨는 곧바로 관리실을 빠져나갔다.
이후 A 씨는 건물 지하 창고에 보관돼 있던 시너를 들고 올라와 관리실 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해당 지하 창고에는 아파트 도색 작업 등에 사용하는 페인트와 시너가 보관돼 있었으며 과거 입주자대표회 감사위원을 지낸 A 씨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은 순식간에 관리실 내부를 뒤덮었고 A 씨를 포함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신 또는 하반신 등에 화상을 입었다. 부상자는 모두 8명으로, 이 가운데 일부 주민은 관리실 업무와 무관하게 우연히 현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의 병원으로 이송된 50대 여성 피해자는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을 찾았던 주민 B 씨는 “관리실에서 CCTV 문제로 다투는 소리가 들려 잠시 들어갔다가 밖으로 나왔다”라며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갑자기 ‘펑’ 하는 폭발음이 들렸고 나도 화상을 입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수사전담팀을 꾸려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다만 A 씨 역시 전신 화상을 입어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아직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수사당국은 사건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관리실 CCTV 저장장치와 인근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 다만 CCTV 저장장치는 화재로 상당 부분 훼손돼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방화 경위와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는지,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행이었는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