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피하던 신세인 줄 알았는데…" 1억 3천만 년 전 퓨마만 한 맹수의 정체
||2026.09.01
||2026.09.01

중생대 백악기라 하면 거대한 공룡들이 지상을 지배하고, 초기 포유류는 그들의 발밑에서 숨죽이며 사방을 도망치듯 누비는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압도적인 덩치 차이 앞에서 포유류는 먹이사슬 가장 밑바닥을 차지한 약자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통설을 뒤흔드는 발견이 전달됐습니다. 약 1억 3,000만 년 전 백악기 사막 지층에서, 현대의 대형견이나 퓨마에 비견될 만큼 큰 덩치를 자랑했던 포유형류(Mammaliaformes)의 발자국이 발견된 것입니다.
◆ 사막 모래 위에 남은 13.4cm의 거대한 흔적
이 놀라운 단서는 브라질 남부의 보투카투(Botucatu) 지층에서 발견됐습니다. 약 1억 3,000만 년 전 거대한 사막이었던 이곳은 공룡과 도마뱀, 익룡 등 다양한 생명체가 발자국을 남긴 태고의 흔적 기관입니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019년 채석장에서 발견된 두 쌍의 대형 발자국을 분석했습니다. 발자국은 세로보다 가로가 넓고 짧고 둥그스름한 4개의 손발가락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이는 파충류나 조류, 공룡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포유류 및 그 근연통인 '포유형류' 특유의 사지 보행 흔적입니다.
연구진을 놀라게 한 건 크기였습니다. 가장 큰 발자국은 길이가 11.4cm, 폭이 13.4cm에 달했습니다. 연구팀이 백악기 대형 포유형류의 신체 비율을 바탕으로 추정한 이 생명체의 몸길이는 무려 1.55m. 오늘날의 대형견이나 퓨마와 맞먹는 커다란 덩치입니다.

◆ 공룡에게 덤벼든 포유류, 이미 발견됐던 증거들
발자국 화석 하나만으로 이 거대 포유형류가 육식성이었는지, 정말로 공룡을 사냥했는지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 연구 성과들을 함께 살펴보면 흥미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2023년 중국에서는 약 1억 2,500만 년 전 지층에서 '레페노마무스(Repenomamus)'라는 포유류가 초식공룡인 '프시타코사우루스'를 공격하는 순간이 그대로 굳어진 화석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자신보다 체중이 3배나 나가는 공룡의 갈비뼈를 물어뜯고 몸 위를 짓눌린 채 함께 묻힌 이 화석은, 백악기 포유류가 단순히 공룡을 피해 도망치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브라질에서 이번에 확인된 발자국의 주인은 중국의 레페노마무스보다 훨씬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비교적 대형 공룡의 수가 적었던 사막 생태계에서, 이 포유형류가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소형 공룡이나 새끼를 사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우리가 알던 백악기 생태계의 반전
이번 연구는 "공룡 시대의 포유류는 모두 작고 보잘것없었다"는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집니다. 생태계의 빈틈이 존재했던 지역에서 포유형류는 이미 독자적인 대형화를 이루어내며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물론 뼈나 이빨 화석이 직접 발견되기 전까지는 이들의 식성과 정확한 생태적 지위를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1억 년 전 거대한 사막을 거닐었을 퓨마만 한 포유류의 모습은 중생대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줍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골격 화석이 발견된다면 당시의 진짜 풍경이 더욱 명확히 그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